한국 여자인 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, 한국 여자들 정말 이쁘다.
정말로, 정말로 이쁘다. 한국에 사는 모든 남정네들은 늘 예쁜 한국 여자만 봤으니 익숙해져서
잘 못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외국에 나와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.
경험담을 몇 가지 털어놓겠다. 친구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.
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백인 아저씨가 옆에 앉아 있다가 내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.
아저씨 : 혹시 한국 사람이세요?
친구 : 예, 어떻게 아세요?
아저씨 : 동양 여자 중에 예쁜 사람은 다 한국인이더라구요.
음하하하하, 기분 무지 좋았다. 근데 왜 나한텐 한국 사람이냐고 안 물어봤을까?
또 다른 경험담이다. 여동생과 길을 가는데 지나가던 미국인이 동생에게 물었다.
아저씨 : 혹시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?
동생 : 한국이요.
아저씨 : 그럴 줄 알았어요.
동생 : 왜요?
아저씨 : 여태까지 한국 여자 중에 안 예쁜 여잘 못 봤어요.
음하하, 기분이 좋으려다 말았다. 나한텐 역시 아무 소리 안 하고 그냥 갔다.
미국인 친구 중에 동양 여자애랑 데이트 해보는 게 소원인 애가 있었다.
친구 : 니나, 친구 한 명만 소개해 줘.
니나 : 다른 동양 여자애들 중에 친한 애 많잖아.
친구 : 한국 여자가 젤 이쁘단 말야.
기분이 정말 나빴다. 나도 그때 솔로였는데.
얘기가 옆으로 샜다. 하여간 결론은 한국 여자는 예쁘다는 거다.
타고나길 예쁘게 타고 나기도 하지만 거기에 퍼붓는 노력이 또 엄청나다.
미국 여자들은 로션이나 주름살 방지크림 정도로 끝날 걸 한국 여자들은 우유, 오이, 감자, 진흙에
이르기까지 다양하게도 발라댄다.
#Lesson 1
신랑의 강압에 못 이겨 억지로 바닷가에 나가 선탠을 하고 온 날이었다.
집에 오자마자 오이를 썰어서 얼굴에 붙이고 누웠다.
신랑 : 또 뭐야?
니나 : 말 걸지 마. 오이 떨어져.
신랑이 착하게 굴기로 맘먹었는지 옆에서 조용히 TV만 본다.
그동안 난 잠이 들었었나 보다. 일어나 보니 얼굴이 허전하다.
니나 : 어, 얼굴에 붙였던 거 다 어디 갔어?
신랑 : Cucumber? 오이?
니나 : 응, 어디 갔지? 내가 자기 전에 떼어냈던가? 헷갈리네.
신랑 : 오이 마시쏘.
니나 : 뭐? 오이가 맛있다구?
신랑 : Yes, 마시쏘 오이. 오이 조아 조아.
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이다.
#Lesson 2
한국에 있는 친구가 참숯 팩이라는 걸 부쳐줬다.
신이 나서 얼굴에 발라 보았다. 확실히 팩이라서 감자나 오이처럼 플러내리지도 않고 편했다.
부엌으로 나가다가 신랑과 마주쳤다.
신랑 : 악!!!!!!!!!!!!!!
이번엔 진짜 놀랐는지 펄쩍 뛴다.
신랑 : 니나!!!! You are black!!!!! 무싸와!!!!!!
니나 : 무섭긴 뭐가 무서워. 마사지 팩인데.
신랑 : 초리 카!!!! 무싸와!!!!!
니나 : 너나 저리 가!!!!
신랑 : 초리 카!!!! Monster!!!!!!
신랑 : 초리 카!!!! Monster!!!!!!
우 씨, 와이프가 예뻐지겠다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괴물 취급을 하다니.
니나 : 숯이야, 숯!!!! 괴물이 아니구!!!!
신랑 : 숯? 뭐야, 그게?
흠, 숯을 뭐라고 하나. 정확하게 표현할 단어가 없다.
니나 : 숯은 charcoal 같은 건데 참나무를 태워서…….
신랑 : charcoal? 미쳤어? 네 얼굴에 칼비 구울 거야?
표현력의 심오함이 그 끝을 알 수가 없으니, 역시 우리 신랑답다.
#Lesson 3
계란 마사지를 해보기로 했다. 잡지를 보니 우선 계란 흰자를 분리해서 거품을 내라고 씌어 있었다.
열심히 거품을 내고 있는데 신랑이 온다.
신랑 : 또 먹을 거 얼굴에 바르려구?
니나 : 방해하지 마.
흰자 거품 내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다. 그래도 미인이 되기 위해 열심히 휘저었다.
점점 뽀얗게 거품이 나기 시작했다. 갑자기 아까 신랑이 사온 딸기가 눈앞에 어른거렸다.
하필 오늘 같은 날 딸기를 사오다니. 에라 모르겠다, 설탕을 넣고 막 저어서 진짜 생크림을 만들었다.
신랑 : 무슨 마사지가 설탕도 들어가?
니나 : 마사지 안해. 딸기 찍어 먹을 거야.
신랑 : 야, 신난다!!!
딸기를 다 먹고 나서 다시 갈등에 빠졌다. 다시 거품을 내서 마사지를 할 것인가, 말 것인가.
팔은 아팠지만 계란이 딱 한 개 남아 있었다. 누가 먹기 전에 어서 마사지를 해야 할 텐데…….
나의 고민하는 모습을 보더니 신랑이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잡는다.
신랑 : 니나를 위해 노래를 준비했어, 들어봐.
니나 : (우 씨, 별로 듣고 싶지 않은데)
신랑이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.
신랑 : 싸과 같은 니 얼쿨~ 이뻐키토 하치요~ 눈토 판착, 코도 판착, 입도 판착 판착~
니나 : (오옷! 이럴 수가! 감격, 감격)
신랑 : 나 노래 잘했지?
니나 : 응.
신랑 : 니나 마사지 안 해도 젤 이뻐, Okay?
니나 : Okay.
신랑 : 니나 판착, 판착. Okay?
니나 : Okay.
감격에 겨워 마사지는 까맣게 잊었다. 신랑이 이렇게 착한 노래를 부르다니.
신랑은 그날 계속 나를 따라다니며 "사과 같은 내 얼굴~" 노래를 불러주었다.
저녁때 마지막 남은 계란으로 오믈렛을 해 먹을 때까지였지만.
오믈렛을 먹을 때 보았던 신랑의 야비한 미소가 날 끝내 현실로 돌아오게 했다.
한국 여자분들, 마사지 안 해도 됩니다. 너무너무 예뻐요.
[383쪽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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